법규제와 맞선 엄마의 뜨거운 실화
영화 ‘슈가’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좌측부터) 배우 민진웅, 최지우, 고동하. 사진=매경헬스 서정윤 기자
그동안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 속에 가려져 있던 1형 당뇨병 환우들의 이야기가 마침내 스크린을 통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매일 주삿바늘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 아이들의 남모를 고통, 그리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범죄자가 되기를 자처했던 한 엄마의 처절한 실화가 영화 ‘슈가’라는 이름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오는 2026년 1월 21일 개봉을 앞둔 영화 ‘슈가’의 제작보고회가 18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배우 최지우를 비롯해 민진웅, 고동하 배우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 ‘슈가’는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아들을 위해 의사이자 공학자, 그리고 끝내는 투사가 되어야 했던 엄마 ‘미라’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최지우가 연기한 ‘미라’는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김미영 대표의 실제 사연을 모티프로 했다. 1형 당뇨병 환우를 위해 직접 해외 의료기기를 수입하고 개조했다가 고발당했지만, 결국 불합리한 규제를 타파하고 제도의 변화를 이끌어낸 기적 같은 실화가 영화의 뼈대다.
작품 초반부는 평범했던 가족에게 닥친 1형 당뇨병이라는 낯선 질병과 그로 인한 일상의 붕괴를 다룬다. 중반부로 들어서며 영화는 단순한 투병기를 넘어, 우리 사회의 차가운 시선과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에 맞서는 묵직한 사회 고발 드라마로 확장된다.
특히 이 영화는 1형 당뇨병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급한 인식 개선 필요성을 역설한다.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진행된 OX 퀴즈 세션에서는 “1형 당뇨는 생활습관과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거듭 강조됐다. 1형 당뇨병은 식습관이나 비만으로 생기는 2형 당뇨와 달리,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그럼에도 영화 속 주인공 ‘동명’은 학교 화장실에 숨어서 주사를 맞아야 하는 현실과 주변의 차가운 오해에 시달린다. 이는 현재 국내 1형 당뇨병 환우들이 겪고 있는 실제 고통과 맞닿아 있다.
영화의 핵심 갈등이자 1형 당뇨병 관리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연속혈당측정기’에 얽힌 에피소드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매일 수십 번의 채혈과 저혈당 쇼크의 공포 속에 사는 환아들에게 실시간으로 혈당을 확인할 수 있는 이 기기는 생명줄과도 같기 때문이다.
극 중 공학도 출신인 미라는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은 이 기기를 아이에게 채워주기 위해 직접 납땜을 하고 해외 직구를 감행한다. 보호자가 원격으로 아이의 혈당을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면서 가족은 비로소 불안에서 해방되지만, 돌아온 것은 ‘허가받지 않은 불법 의료기기 제조 및 수입’이라는 차가운 법의 심판이었다. 아이를 살리겠다는 모성애가 현행법과 충돌하며 ‘범죄’로 규정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영화 속 미라의 모델이 된 김미영 대표의 노력 덕분에 현실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다양한 연속혈당측정기가 정식으로 수입되고 있으며, 2년 전에는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된 국산 연속혈당측정기 ‘케어센스에어’가 정식 출시되어 환우들의 선택권을 넓혔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그토록 바랐던 변화가 현실에서 환우들의 ‘빛’이 되고 있는 셈이다.
1형 당뇨병 환우와 가족들의 피, 땀, 눈물이 섞인 투쟁, 그리고 세상을 바꾼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담은 영화 ‘슈가’는 오는 2026년 1월 21일 개봉한다.
출처: 매경헬스, https://www.mkhealth.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812
